
반도체와 전자제품의 집적도가 높아지고 첨단 의료 기술이 발전하면서 재료를 손상시키지 않는 초정밀 가공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 가운데 수조 분의 1초(femtosecond) 단위의 초고속 빛을 이용하는 펨토초 레이저가 전자 제조부터 의료까지 다양한 산업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펨토초 레이저는 매우 짧은 시간 동안 강력한 레이저 펄스를 조사해 주변에 열 영향을 거의 주지 않고 재료를 가공할 수 있다. 기존 가공 방식보다 높은 정밀도와 품질을 구현할 수 있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정밀 의료 분야를 중심으로 활용 범위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빛으로 자르고 색을 구현하는 차세대 제조 기술
전자산업에서는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유리와 카메라 렌즈, 세라믹, PCB, 반도체 부품 등을 정밀하게 절단하거나 미세 홀과 패턴을 가공하는 데 활용된다. 열 변형이 거의 없어 미세 전자부품 제조에 적합하며, 기존 공정으로 구현하기 어려운 정밀 구조를 구현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 다른 활용 분야는 구조색(Structural Color) 기술이다. 펨토초 레이저는 금속 표면에 나노미터 수준의 미세 구조를 형성해 페인트나 잉크 없이도 다양한 색상을 구현할 수 있다. 이는 공작새 깃털처럼 빛의 반사 특성을 이용하는 방식으로, 유해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 제조 기술로도 주목받고 있다. 같은 원리를 이용해 발수 표면 등 기능성 표면을 구현하는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의료 분야에서도 활용이 확대되고 있다. 현재 안과에서는 라식(LASIK)과 백내장 수술에 널리 사용되며, 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높은 정밀도의 절개가 가능하다. 최근에는 암 조직을 보다 정밀하게 제거하는 기술로의 적용 가능성도 제시되면서 차세대 의료용 레이저 기술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편 최근 스위스 EPFL 연구진은 초고속 레이저를 포토닉 칩에 집적하는 연구 성과를 발표하며 펨토초 레이저의 소형화 가능성을 제시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제조 공정의 자동화와 대량생산 기술이 발전할 경우, 펨토초 레이저가 반도체와 첨단 제조, 의료 분야 전반에서 더욱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