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크 페이퍼마스터(Mark Papermaster) / AMD CTO
IBM의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에서 시작된 기술적 여정은 컴퓨팅 디바이스의 대중화를 거쳐, 이제 우주에서의 AI 구현이라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현재 위성 및 우주선에서 이루어지는 엣지 컴퓨팅과 미래의 대규모 우주 데이터센터 계획은 이러한 기술적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AMD는 오랜 기간 전력이 제한되고 연결성이 보장되지 않는 '엣지 환경'을 위한 기술을 구축해 왔다. 이기종 컴퓨팅(CPU, GPU, 적응형 컴퓨팅)과 강력한 소프트웨어 기반을 결합하여 PC, 산업 시스템, 임베디드 환경에 AI를 확장해 온 AMD의 '엣지 전략'은 전력 대비 성능과 미션 크리티컬 수준의 신뢰성에 집중하며 파트너들이 성능을 최적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둔다.
우주, 궁극의 엣지 환경
우주는 엣지 컴퓨팅의 다음 단계이자 가장 까다로운 환경으로 꼽힌다. 엄격한 전력 및 열 관리 제약, 간헐적인 통신, 긴 서비스 수명, 그리고 높은 수준의 신뢰성과 자율성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특히 우주에서는 제한된 다운링크 환경과 불확실한 연결성으로 인해 로컬 AI 처리가 필수적인 요소가 된다.
AI가 지상 데이터센터에서 온보드 시스템으로 이동함에 따라 우주선은 단순한 센서에서 자율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시스템으로 진화하고 있다. 온보드 AI는 저가치 데이터를 걸러내고 산불 초기 징후와 같은 긴급 이벤트를 식별하며, 연결이 불안정한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자율성을 유지하도록 돕는다. 이는 데이터를 현장에서 해석하고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에이전트형 AI 워크플로우를 가능하게 한다.
우주 데이터센터의 가능성과 제약
장기적으로는 궤도 기반 컴퓨팅의 실현이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태양광 에너지와 우주의 낮은 온도를 활용해 대규모 컴퓨팅을 구현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으나, 이는 전력, 열 방출, 방사선 내성 등에 의해 제한을 받는다. 특히 진공 상태인 우주에서는 공기가 없어 열을 전달할 수 없으므로, 전자 장치에서 발생하는 열을 방열판으로 전달하여 방출하는 방식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이러한 제약은 전력 대비 성능을 단순한 지표 이상의 필수 조건으로 만들며 아키텍처 혁신을 이끌고 있다. 단일 박스형 구조에서 벗어나, 각 요소가 자체적으로 전력과 열을 관리하면서 고속 연결로 상호 연동되는 모듈형 구조로의 전환이 요구된다. 향후에는 수 메가와트급으로 확장 가능한 모듈형 배치와 광 연결을 포함한 고속 인터커넥트, 그리고 개별 모듈의 교체가 가능한 운영 모델이 핵심이 될 것이다.
미래를 위한 빌딩 블록과 개방형 생태계
AMD의 적응형 컴퓨팅 기술은 이미 NASA의 화성 탐사 로버와 아르테미스 II 미션 등에서 활용되며 수십 년간 우주 탐사를 지원해 왔다. AMD는 우주 AI를 일회성 엔지니어링 프로젝트가 아닌 반복 가능한 플랫폼 여정으로 접근하며, 미션에 맞게 최적화할 수 있는 CPU, GPU, FPGA 등 적응형·확장형 컴퓨팅 빌딩 블록과 모듈형 설계 철학을 제공한다.
우주 미션은 다수의 전문 공급업체가 참여하는 복잡한 생태계이기에 특정 벤더에 종속되지 않는 '개방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AMD는 ROCm 오픈 소프트웨어 스택을 통해 파트너들이 다양한 하드웨어 환경에서 시스템을 튜닝하고 검증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개방형 보안 및 인프라 표준을 통해 고성능 AI 시스템이 벤더 종속 없이 확장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AI는 이제 컴퓨팅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영역을 지상에서 궤도로 확장하고 있다. 데이터 생성 지점에 더 가까이 지능을 배치함으로써 지연 시간을 줄이고 미션 성과를 향상시키는 가치는 공장이나 병원뿐 아니라 우주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AMD는 앞으로도 현실을 기반으로 설계하고 시스템 전반을 공동 최적화하며, 우주와 그 너머까지 확장 가능한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