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팀 아처 램리서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반도체 산업이 초미세 공정과 고성능·저전력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속도’를 핵심 경쟁 요소로 재정의하고 있다. 공정 복잡도와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가 확대되는 가운데, 제조 회복탄력성과 자동화, 그리고 공동 혁신 역량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Lam Research는 SEMICON Korea 2026에서 ‘Velocity Imperative(속도 혁신의 필수조건)’ 전략을 발표하며, 글로벌 제조·공급망 회복탄력성 강화, 자율운영팹 구현 가속화, 고객 및 산업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한 혁신 속도 증대를 3대 축으로 제시했다.
램리서치는 지난 4년간 글로벌 제조 역량을 두 배로 확대하고, 고객 인접 지역 중심으로 생산 시설을 확장하며 공급망 유연성을 높여 왔다. 자동화와 디지털 기술을 도입해 물류센터 운영을 고도화함으로써 대응 속도와 효율을 동시에 개선했으며, 그 결과 생산성은 6배 향상되고 스크랩 비용은 25% 감축됐다. 이러한 전략은 외부 리스크에 대한 내성을 높이는 동시에, 고속 의사결정과 생산 전환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은 램리서치 글로벌 전략에서 핵심 허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램리서치코리아는 국내 최대 전공정 장비 생산 기업으로, 2025년 기준 5조 원 이상의 생산과 1조 원 규모의 국내 조달을 달성했다. 직·간접 경제효과는 13조 원, 고용 창출은 2만5,000명을 넘어섰다. 경기도 내 3개 제조시설과 3개 물류센터를 운영하며 국내 반도체 생태계와의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제조 패러다임 전환의 또 다른 축은 자율운영팹이다. AI 기반 Equipment Intelligence 플랫폼은 한 팹에서 최적화된 공정과 생산성을 전 세계 다지역 팹 네트워크로 빠르게 복제·확산하는 구조를 구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동시 생산 체계를 구축하고, 지역 간 공정 편차를 최소화하는 고속·고정밀 제조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협동 로봇 Dextro 역시 자동화 가속의 핵심 요소로 평가된다. 수십만 회 반복 작업을 99.9%의 초기 통과 정확도로 수행하며, 수작업 대비 공정 변동성을 두 배 이상 낮췄다. 2024년 말 도입 이후 적용 작업 범위는 6배 확대됐으며, 향후 3년 내 예방적 유지보수 작업의 80%까지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공동 혁신 역시 전략의 중요한 축이다. 램리서치는 AI와 버추얼 트윈을 활용해 수십억 개에 달하는 공정·하드웨어 조합을 신속히 탐색하며 개발 속도를 끌어올리고 있다. 2023년 설립된 코리아테크놀로지센터(KTC)는 고객과의 공동 실험과 검증을 통해 개발 속도를 기존 대비 2~2.5배 향상시켰다. Akara와 Cryo 3.0 등 핵심 기술은 DRAM과 NAND 애플리케이션에서 초기 성과를 보이며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 내 신규 Velocity Lab 설립도 발표됐다. 해당 연구 시설은 첨단 칩 개발 초기 단계의 기술 탐색을 가속화하고,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와 연계된 미래 노드 연구 허브로 기능할 예정이다.
반도체 산업은 이제 단순한 공정 미세화 경쟁을 넘어, 얼마나 빠르게 설계·검증·양산을 반복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조 회복탄력성과 자율화, 그리고 글로벌 협업 네트워크를 결합한 ‘속도 중심 전략’이 차세대 반도체 경쟁의 핵심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