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금융자문사 deVere그룹의 나이절 그린(Nigel Green) CEO는 “AI 하드웨어 공급 부족이 2026년 시장 전반을 좌우할 핵심 변수”라며 “가격 결정력 이동과 변동성 확대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AI 열풍이 성장 스토리에서 ‘공급 충격’으로 전환되고 있으며, 내년 시장의 가장 중요한 투자 테마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AI 인프라 폭증, 공급망의 물리적 한계와 충돌
전 세계 데이터센터와 AI 연산력 확장이 가속되며 고급 반도체·HBM·네트워크 장비·전력 시스템 등 핵심 하드웨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그린 CEO는 “일부 메모리와 특화 실리콘 공급은 이미 부족한 단계”라며 “제조사들이 대형 AI 고객을 우선하면서 가격 역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하이퍼스케일러들은 장기 계약을 앞다퉈 체결하며 미래 물량을 확보하고 있고, 이는 일부 공급업체의 매출 가시성을 높이지만 그렇지 못한 기업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는 “희소성이 나타나는 순간 가격 결정력이 이동한다”며 “핵심 부품을 가진 기업만이 마진을 방어하고 거래 조건을 주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 수익은 소수 기업에 집중
이 같은 공급 제약은 주식시장 구조도 바꾸고 있다. 그린 CEO는 “소수 하드웨어·인프라 기업이 대부분의 수익을 가져가고 있으며, 시장은 겉보기와 달리 점점 더 취약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향은 AI 기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스마트폰·노트북 등 소비자 전자기기 제조사 역시 동일한 부품을 사용하고 있어 원가 상승 압력에 직면해 있으며, 이는 소비자 가격 인상 가능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는 “헤드라인 물가는 안정돼도 기술 부문의 비용 압박은 기업 마진을 흔들고 소비자 교체 주기를 늦출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26년 변동성 확대
그린 CEO는 2026년에는 공급 지연, 가격 변화, 생산 능력 확대와 같은 요인들이 거시 지표보다 더 큰 주가 변동을 유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AI는 더 이상 모든 기술 기업을 끌어올리는 힘이 아니다. 이제는 승자와 패자를 가르는 구조”라고 말했다.
또한 AI 인프라 투자가 장기적으로 이어지며 공급망을 선점한 기업들은 유리한 위치에 있지만, 수요 예측 오류나 대체 기술 등장 등 새로운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 서사를 움직이는 힘은 이제 ‘희소성’이며, 이를 무시하는 투자자는 더 큰 위험에 노출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