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전 세계 반도체 제조 장비 매출이 전년 대비 10% 증가한 1,171억 달러를 기록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고 글로벌 전자 설계 및 제조 공급망 산업 협회인 SEMI가 발표했다. 이 수치는 SEMI가 발간하는 ‘전 세계 반도체 장비 시장 통계(WWSEMS)’ 보고서를 통해 공개되었다.
올해 글로벌 전공정 반도체 장비 시장은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였다. 웨이퍼 가공 장비 매출은 9% 증가했으며, 기타 전공정 부문도 5% 성장했다. 이러한 성장은 첨단 및 성숙 공정 로직, 고대역폭 메모리(HBM), 첨단 패키징에 대한 투자 확대와 함께, 중국의 대규모 투자 증가가 주된 요인으로 작용했다.
후공정 장비 시장도 2년 연속 하락세를 마치고 2024년 반등에 성공했다. 인공지능(AI)과 HBM 제조의 복잡성과 수요 증가에 힘입어 조립 및 패키징 장비 매출은 25%, 테스트 장비 매출은 20% 증가하며 눈에 띄는 회복세를 보였다.
SEMI의 아짓 마노차(Ajit Manocha) 회장 겸 CEO는 “2024년 반도체 장비 시장은 10%의 성장을 기록하며, 2023년의 소폭 감소세를 반전시키고 사상 최대 연간 매출을 달성했다”며, “이는 지역별 투자 확대, 로직과 메모리 분야의 기술 진보, 그리고 AI 기반 애플리케이션 수요 증가가 만들어낸 결과”라고 밝혔다.
지역별로는 중국, 한국, 대만이 반도체 장비 지출 상위 3개 시장을 유지했으며, 이들 국가가 전 세계 시장의 74%를 차지했다. 특히 중국은 496억 달러의 지출로 전년 대비 35% 증가하며 세계 최대 반도체 장비 시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는 공격적인 생산 능력 확장과 정부 주도의 자국 반도체 산업 육성 정책에 따른 결과다. 한국은 메모리 시장의 안정과 HBM 수요 증가로 인해 장비 투자 규모가 205억 달러로 3% 증가하며 2위를 차지했다. 반면 대만은 신규 생산능력에 대한 수요 둔화로 인해 166억 달러로 16% 감소했다.
그 외 지역에서는 북미가 자국 내 제조 및 첨단 공정 노드에 대한 투자 확대에 힘입어 137억 달러(14% 증가)를 기록했다. 기타 지역도 신흥 시장의 반도체 생산 확대에 따라 42억 달러(15% 증가)를 기록했다. 반면 유럽은 자동차 및 산업용 수요 부진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49억 달러로 25% 감소했으며, 일본도 주요 수요 시장의 성장 둔화로 인해 78억 달러로 1% 감소했다.
이번 통계는 SEMI 및 일본반도체장비협회(SEAJ) 회원사가 제출한 월간 매출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성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