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반도체 제조업이 2024년을 강한 4분기 실적과 연간 견조한 성장세로 마무리했다고 SEMI가 테트인사이츠(TechInsights)와 공동으로 발간한 '반도체 제조 모니터(SMM) 보고서'에서 발표했다. 2025년 초반 반도체 산업 전망은 대체로 긍정적이지만, 계절적 요인과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단기 성장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AI 관련 투자 증가가 지속적으로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
2024년 상반기 감소했던 전자제품 판매는 하반기 반등하여 연간 2% 증가했다. 특히 2024년 4분기 전자제품 판매는 전년 대비 4% 성장했으며, 2025년 1분기에는 계절적 요인으로 인해 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IC 판매는 2024년 4분기에 전년 대비 29% 급증했으며, 2025년 1분기에도 AI 수요 증가에 힘입어 23% 성장할 전망이다. 이는 고성능 컴퓨팅(HPC) 및 데이터센터용 메모리 칩 출하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영향이다.
반도체 설비 투자(CapEx) 또한 2024년 상반기 감소했으나 4분기에 강하게 반등하며 연간 3% 증가를 기록했다. 특히 메모리 관련 설비 투자는 2024년 4분기에 전기 대비 53%, 전년 대비 56% 증가하며 성장을 주도했다. 비메모리 설비 투자도 같은 기간 19% 전기 대비, 17% 전년 대비 증가했다. 2025년 1분기에는 AI 도입을 위한 고대역폭 메모리(HBM) 생산능력 확충을 위한 투자가 지속되며 총 설비 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도체 제조 장비 부문 역시 선단 로직, 첨단 패키징, HBM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 증가에 힘입어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웨이퍼 팹 장비(WFE) 투자액은 2024년 4분기에 전년 대비 14%, 전기 대비 8% 증가했으며, 2025년 1분기에는 분기별 WFE 투자 규모가 약 26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WFE 투자가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지만, 2024년 말부터 점진적으로 둔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또한 백엔드 장비 부문에서는 2024년 4분기 테스트 장비 매출이 전기 대비 5%, 전년 대비 55% 증가하며 강한 성장세를 보였고, 조립 및 패키징 부문도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두 부문 모두 2025년 1분기에도 6~8%의 전기 대비 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4년 4분기 전 세계 웨이퍼 팹 생산능력은 300mm 웨이퍼 환산 기준으로 사상 최대인 분기당 4,200만 장을 돌파했으며, 2025년 1분기에는 4,270만 장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파운드리 및 로직 관련 생산능력은 2024년 4분기에 전기 대비 2.3% 증가했으며, 2025년 1분기에도 2.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첨단 공정 노드 생산능력 확장이 지속되는 영향이다. 한편, 메모리 생산능력은 2024년 4분기에 1.1% 증가했으며, 2025년 1분기에도 HBM 수요 강세로 인해 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SEMI의 마켓 인텔리전스 선임 디렉터인 클락 챙(Clark Tseng)은 "계절적 요인과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존재하지만, AI 관련 투자 모멘텀이 메모리, 설비 투자, 웨이퍼 팹 장비 등 주요 부문의 확장을 지속적으로 견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테크인사이츠의 마켓 분석 디렉터인 보리스 메토디에프(Boris Metodiev)는 "2025년 상반기에는 반도체 매출이 전 분기 대비 큰 변동 없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하반기에는 두 자릿수 성장이 기대된다"며 "다만, 개별소자, 아날로그, 광전자 부문의 재고 문제 해결이 선행되어야 전반적인 시장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