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1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이 증가세를 보였지만, 실제 수요보다는 가격 상승을 앞둔 재고 확보 전략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된다. 메모리 가격 상승과 부품 비용 증가가 시장 지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가트너(Gartner)는 2026년 1분기 글로벌 PC 출하량이 6,280만 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 증가했다고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회복세로 해석될 수 있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구조적인 수요 증가로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멤플레이션’이 만든 출하량 증가
이번 출하량 증가는 ‘멤플레이션(memflation)’으로 불리는 메모리 가격 상승 흐름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DRAM과 NAND 플래시 가격이 빠르게 오르면서, 향후 제품 가격 인상을 우려한 공급업체와 유통업체들이 선제적으로 재고를 확대한 결과다.
가트너 리서치 책임자 리시 파디(Rishi Padhi)는 "2026년 1분기 출하량 증가 수치는 실제 수요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 재고 확보 전략에 따른 인위적 증가"라며 "특히 마진이 낮은 제품군에서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은 2025년에도 이미 나타난 바 있다. 당시에도 미국의 관세 정책 시행을 앞두고 선제적인 물량 확보가 이루어지면서 출하량이 실제 수요보다 과도하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즉, 최근 PC 시장의 성장 지표는 연속적으로 외부 요인에 의해 왜곡되고 있는 셈이다.
그림 1. 2024년 1분기 - 2026년 1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 및 성장률(단위: 천 대)
글로벌 PC 시장의 주요 공급업체 순위는 큰 변동 없이 유지됐다. 레노버, HP, 델, 애플이 상위 4위를 유지한 가운데, 에이수스(ASUS)가 에이서(Acer)를 제치고 5위로 올라섰다.
이 가운데 애플의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애플은 전년 동기 대비 12.7% 성장하며 주요 업체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시장 점유율도 0.8%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신규 맥 사용자와 교육 시장을 중심으로 맥북 네오 수요가 확대된 것이 주요 요인으로 분석된다. 파디 책임자는 "애플은 고성능 기기를 찾는 가격 민감형 소비자층을 겨냥한 전략을 통해 PC 시장 내 경쟁력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가격 변수 중심으로 재편되는 PC 시장
이번 결과는 PC 시장이 단순한 수요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가격과 공급망 변수에 크게 영향을 받는 구조로 재편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메모리 가격과 같은 핵심 부품 비용 변화가 출하량과 시장 지표를 직접적으로 좌우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AI PC와 고성능 컴퓨팅 수요가 확대되는 가운데, 메모리와 스토리지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어 이러한 가격 변수의 영향력은 향후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PC 시장의 성장 흐름을 분석할 때 단순 출하량 증가보다는 그 배경에 있는 공급 전략과 비용 구조를 함께 살펴볼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표 1. 2026년 1분기 전 세계 PC 공급업체별 출하량 추정치(단위: 천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