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ES 2026에서 한국은 단순 참가국을 넘어 글로벌 기술 혁신의 핵심 파트너로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CES에서 한국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혁신의 밀도(innovation density)’다. 딥테크부터 일상에 닿는 기술, 미래 산업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솔루션이 한자리에 모이며 CES가 상징하는 ‘혁신의 기준’을 다시 쓰고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흐름은 CES 혁신상 수상 사례에서도 확인된다. 페르소나AI(Persona AI)의 MentorLens AI Tutor Smart Glasses는 학습자 맞춤형 개인화 학습 경험을 제시했고, 세라젬(Ceragem)의 MediSpa Pro AI는 UV 지수·온도·습도 등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지능형 패드(Intelligence Pad)’를 통해 피부 관리와 일상 건강 데이터를 연결하는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선보였다. 연구 성과가 실제 생활로 빠르게 이어지는 한국형 혁신의 특징이 현장에서 드러난다.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 게리 샤피로(Gary Shapiro) CEO가 저서 Pivot or Die에서 강조한 “빠른 적응과 실행력” 역시 CES 2026의 현장과 맞닿아 있다. 한국 혁신가들은 민첩한 실행력을 바탕으로 연구 결과를 시장과 일상으로 전환하며 경쟁력을 입증하고 있다.
‘풀스택 Lab-to-Life’ 생태계, CES에서 가시화
CES 2026에서 한국이 주목받는 이유는 참가 규모보다도, 연구–실증–상용화로 이어지는 혁신의 전 가치사슬을 현장에서 함께 보여주기 때문이다. 기초 연구에서 출발한 기술이 응용 딥테크를 거쳐 학습자와 소비자가 실제 사용하는 제품과 서비스로 연결되고, 여기에 문화적 영향력까지 더해지는 흐름이 전시장 곳곳에서 입체적으로 구현된다.
대기업뿐 아니라 도시·지역 단위가 조직적으로 참여해 중소·중견 기업의 글로벌 가시성을 높이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KOTRA, KICTA, KIST, KISED 등 다양한 기관이 협력해 한국 혁신 생태계의 폭과 깊이를 함께 소개한다.
CTA의 존 T. 켈리(John T. Kelley) 부사장 겸 CES 쇼 디렉터는 “CES는 참가 기업들이 비즈니스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함께하는 글로벌 플랫폼”이라며 “올해 한국 정부 관계자들이 대규모 대표단으로 CES를 방문하게 되어 매우 뜻깊다”고 말했다.
도시와 지역이 이끄는 ‘현장형 글로벌 진출’
한국의 또 하나의 변화는 ‘지역 혁신’이다. 지자체들은 각 지역의 혁신 클러스터를 CES 현장으로 옮겨와 스타트업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실행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부산시는 ‘Team Busan 2.0’ 파빌리온을 통해 산학연 협력을 강화하고, 대전시는 유레카 파크 통합관을 통해 AI·반도체 스타트업을 지원한다. 관악구는 3년 연속 자체 파빌리온을 운영하며 구(區) 단위 혁신 허브 모델을 정착시키고 있으며, 경기도와 서울시는 판교테크노밸리와 서울 주요 혁신 거점을 중심으로 다수의 CES 혁신상 수상 기업을 배출했다.
AI·모빌리티·뷰티 테크로 확장되는 한국형 경쟁력
CES 2026에서 한국의 AI와 로보틱스는 또 하나의 중심 축을 이룬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일상형 AI 로봇으로 소비자 경험을 확장하고, K-휴머노이드 얼라이언스는 로봇 전용 파빌리온을 통해 국가 전략 산업으로서의 방향성을 제시한다.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차량을 넘어 센서, 반도체, AI, 소프트웨어 정의 플랫폼(SDV)을 아우르는 ‘모빌리티 풀스택’이 소개된다.
뷰티 테크는 한국의 정체성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는 영역이다. 피부 과학과 AI 진단, 홈 뷰티 디바이스를 결합한 ‘임상 과학으로서의 뷰티’는 연구실 기술이 일상으로 이어지는 Lab-to-Life 혁신의 대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CES 2026의 주제인 “Innovators Show Up”은 한국의 참가 방식에서 가장 입체적으로 구현된다. 대기업, 스타트업, 대학, 도시 단위 혁신 허브가 결합된 국가 단위 풀스택 생태계를 ‘보이는 형태’로 제시하며, 한국은 미래 산업을 함께 만들어가는 글로벌 혁신 파트너로서의 존재감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