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로봇과 RaaS(Robot as a Service)의 성장
2020년 08월 2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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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우드 로봇(Cloud Robot)이란 웹 기반의 클라우드 환경을 활용한 로봇을 의미한다. 즉 클라우드가 로봇의 뇌의 역할을 하며, 로봇의 몸체는 입력된 환경을 클라우드로 보내고 이에 맞는 정보를 클라우드에서 명령받아 실행하는 매개체가 된다. 클라우드는 복잡한 모션을 생성하고 환경을 인지하며, 지식을 검색하는 등 로봇의 기능·역할과 관련된 고차원적 연산을 담당한다.


로봇이 점점 더 복잡한 환경을 인지하고 인간과 보다 자연스럽게 소통하기 위해서는 기하급수적인 방대한 데이터 처리능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기존의 로봇들은 대부분 본체에 고성능 컴퓨터를 탑재하고 있었고 덕분에 로봇 제작 비용이 비싸지면서 로봇이 대중화되는데는 어려움이 있었다. 클라우드 로봇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안됐다. 클라우드를 통해 외부의 서버가 여러 로봇들을 동시에 제어할 수 있으므로 로봇마다 값비싼 고성능 컴퓨터를 탑재할 필요가 없어지게 된 것이다.


로봇의 데이터 처리능력을 클라우드 환경에 맡기면 다음과 같은 이점들이 생긴다. 첫째는 로봇이 대중화된다. 앞서 설명했듯 로봇 마다 비싼 고성능 컴퓨터를 탑재할 필요가 없으므로 가격 접근성이 높아진다. 이로써 자동화의 필요성을 느끼면서도 비용 부담 때문에 로봇 구매를 꺼리는 제조업계에서 로봇을 널리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둘째는 클라우드를 통해 다수의 로봇들이 수집한 데이터를 통합·분석하고 새롭게 학습된 알고리즘으로 다수의 로봇을 동시에 업데이트할 수 있으므로 로봇을 용이하게 관리할 수 있고 급변하는 시장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셋째는 로봇의 전력소모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로봇에 탑재된 메인 컴퓨터는 배터리 소모량이 아주 많은 바 이 역할을 클라우드가 대체하면서 로봇의 배터리 충전 주기도 매우 길어지게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클라우드가 로봇의 뇌 역할을 대신하기 때문에 로봇의 크기와 무관하게 지능이 아주 뛰어난 로봇을 만들 수 있다. 


이러한 이점에 힘입어 로봇을 상품이 아닌 서비스로 제공할 수 있는 수단의 가능성도 열리게 됐다. 로봇에 클라우드 기술이 융합되면서 로봇 장치를 저렴하고 유연한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로 임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른바 서비스로서의 로봇(RaaS: Robot as a Service)은 진입 비용이 낮고 유연성과 확장성이 높기 때문에 중소기업은 비용이 많이 드는 초기 투자없이 로봇 기술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된다.


전 세계의 기업들도 이러한 클라우드 로봇의 이점을 인식하면서 관련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에 따라 조금씩 차이를 보이기는 하지만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Tractica에 따르면 클라우드 로봇의 전 세계 매출이 2018년에 53억 달러로 평가됐으며, 2025년에는 1704억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미국의 저명한 미디어 기업 포브스(Forbes)는 조사기관 ABI 리서치의 조사결과를 인용하면서 RaaS시장이 2026년 340만 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전 세계 클라우드 로봇 시장 매출과 출하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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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Tractica


클라우드 컴퓨팅 및 클라우드 기반 IT 서비스의 이점은 클라우드 로봇에도 적용되는 바 향후 클라우드 기술의 발전, 사물인터넷 및 인공지능과의 통합, 5G의 도입 등의 요인이 클라우드 로봇 시장의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클라우드 플랫폼 전쟁 중

이러한 배경 속에서 전 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실리콘밸리의 테크 기업들은 앞다퉈 로봇을 위한 클라우드 플랫폼을 개발 및 론칭 경쟁 중이다. 로봇은 복잡한 조립, 포장, 라스트 마일 배송(Last Mile Delivery), 보안과 같은 환경 모니터링, 수색 및 구조, 수술 보조 등의 사회 여러 부문에서 정교함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점점 더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고 이러한 작업에는 뛰어난 컴퓨팅 기능이 필요한 것은 물론 수많은 로봇을 배포하고 제어해야 하는 과제가 뒤따른다. 로봇이 효과적으로 기능하려면 로봇 분야에서 이미지 인식, 감지, 인공 지능, 기계 학습 및 딥러닝과 같은 기술을 새로운 방식으로 통합해야 하는 바 이러한 핵심역할을 클라우드 플랫폼이 담당하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의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기업인 아마존웹서비스(AWS)는 “AWS 로보메이커(RoboMaker)”라는 이름의 클라우드 솔루션을 개발해 로봇 개발자가 로봇 응용 프로그램을 대규모로 시뮬레이션·테스트하고 안전하게 배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AWS 로보메이커를 이용하면 로봇 운영 시스템(ROS)을 클라우드 서비스에 연결해 확장할 수 있음은 물론 애플리케이션 개발을 위한 로보틱스 개발 환경을 이용하고 애플리케이션 테스트를 가속화하는 로보틱스 시뮬레이션 서비스와 원격 애플리케이션 배포·업데이트·관리를 위한 로보틱스 플릿 관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자율로봇을 위한 머신러닝 클라우드 플랫폼을 발표하고 플랫폼 사용자가 인공지능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가상환경에서 로봇이 머신러닝 모델을 집중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구글도 클라우드와 연동되고 개방형 자동화 솔루션 생태계를 구현하는 구글 클라우드 로봇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밖에 혼다, 소프트뱅크, IBM도 RaaS 플랫폼을 개발하고 데이터 수집 및 공유, 통신 제어, 상태 변경 및 로봇 협력과 같은 공통 기능을 위한 인터페이스 및 패키지를 제공하는 등 지능형 로봇 시대를 대비하는 중이다.


로봇 사지말고 빌리세요: RaaS 제공 기업들

한편 자동화에 관심을 갖는 기업들이 RaaS 모델을 선택하는 예가 많아지면서 관련 시장도 쑥쑥 성장하고 있다. 현재까지 RaaS 제공 기업들이 주로 다루는 분야는 배송, 청소, 공장, 물류, 보안이며 배송 비용, 경비 비용, 청소 비용와 같이 기존의 지출비용이 명확한 시장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배송 로봇 서비스 제공기업들은 인건비보다 배송 비용을 낮춰 시장 경쟁 중이며, Robomart같은 기업은 사용자 집 앞으로 상점이 구비된 로봇이 도착하면 사용자가 로봇 내에 구비된 물품들을 직접 선택하고 구입하는 방식(Store hailing)을 비즈니스 모델로 채택해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청소 로봇 서비스 제공기업들은 해당 로봇들이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거나 보충하기 위해 ‘채용’되기 때문에 인건비 대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시간당 요금이나 월별 요금을 차별화시켜 시장 경쟁 중이다.


한편 보안 로봇은 열 감지, 얼굴 식별, 자동차 번호판 식별, 주변환경 식별 등을 수행하며 인력을 보완하거나 보안 성능을 높이는데 기여한다. 공장 로봇과 물류 로봇은 위험성이 높거나 인간에게 물리적 한계가 있는 일을 대신 함으로써 빠른 속도로 인력을 대체하고 있다. 보안·공장·물류 로봇 서비스 제공 기업 역시 인건비 대비 비용 경쟁력을 내세워 시장 점유율을 늘리고 있다.


이들 RaaS 제공기업의 고객 기업들이 로봇을 “구매”하지 않고 RaaS를 이용해 로봇을 “임대”하는 까닭은 단적으로 비용과 관리의 편리성 덕분이다. Cobalt Robotics는 건물을 순찰하는 경비 로봇을 대여할 경우 보안을 위한 기존 인건비의 65%를 절감할 수 있다고 말한다. 즉 기업은 RaaS를 선택함으로써 자본 지출(CAPEX)을 운영 지출(OPEX)로 전환하고 초기에 막대한 자본을 지출하지 않으면서도 클라우드 기반 가입을 통해 로봇을 제공받는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는 것이다. 실리콘밸리뱅크(SVB: Silicon Valley Bank)는 최근 조사 결과 RaaS 모델을 가진 로봇 회사(OPEX)가 그렇지 않은 경우(CAPEX)보다 더 많은 이익을 회수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러한 사실은 RaaS 모델이 점점 더 보편화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시사점

기존의 로봇은 위험성이 높은 제조공장이나 물류를 취급하는 기업에서 사람이 하는 저임금 업무를 대체하는데 사용돼 왔다. 그러나 로봇은 상당히 비싸기 때문에 기업이 투자 수익을 실현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고 이러한 현실은 다수의 중소 기업이 로봇에 투자하는데 걸림돌이 됐다. 


이제 중소기업은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초기 투자 비용을 지출하지 않고도 RaaS를 통해 로봇 장치를 임대하고 클라우드 기반 가입 서비스에 접근해 자동화의 이점을 누릴 수 있다. 또한 변화하는 시장 상황과 고객 요구에 민감하게 대응할 수 있으므로 클라우드 기반 RaaS는 차세대 로봇 비즈니스 모델로 시장 범위를 더욱 넓혀갈 것으로 보인다. 즉 현장 운영을 통해 로봇 운영시스템의 성능을 개선하고 이렇게 개선된 방식을 다시 현장에 적용하는 선순환을 누리기 위해서는 ‘일회성 구매’가 아닌 ‘as a Service’ 방식이 필요하며, 이것이 바로 RaaS가 대세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또한 5G 무선 네트워크의 등장으로 이러한 경향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5G 무선 네트워크를 이용하면 지연시간이 혁신적으로 줄어들어 클라우드 환경을 이용한 고성능·고정밀 제어 로봇을 구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로봇을 활용한 자동화는 피할 수 없는 미래라고 보고 있다. 로봇이 인력을 대체하는 시대가 머지 않았다는 뜻이다.


출처/ 이지현 미국 실리콘밸리무역관,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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